뜻하지 않았던 경주 여행길.
9일 포항으로 우여곡절을 거쳐 출장길에 나섰다.
사전에 올라오는 길 검색을 하고 예약을 했을 때는 여행은 머리속에 콩알만하게도 자리하지 않았다.
마냥 피곤했고 그저 올라오고 싶었다.
그러나 김해공항에서 포항으로 가는 경상도 길의 구석구석에 자리한 아름다움이 그냥 여행을 저지르라고 충동질 했다.
그리고 충동에 따랐다.
일을 마치고 영덕에 가서 바다비린내를 맡고 대게도 우적우적 씹어 먹었다.
차시간을 확인하지 않고 경주에 가겠다고 해서 무서울 정도로 한적한 편의점 앞에서 1시간 기다리다가 기괴하고 우습게 신발파는 차도 봤다.
경주에선 우리의 대화를 들은 택시운전기사의 센스있게 내민 콜택시 명함으로 친절하고 재밌는 택시기사 아저씨도 만나서 싸고 따뜻한 여관도 갈 수 있었다.
토요일 아침에 적당하게 일어나서 안압지를 먼저 갔다.
처음봤던 모습은 예상과는 다르게 별로라서 같이 간 동료에게 슬쩍 미안해지려고 했으나 한 바퀴 돌면서 동료가 만족하게 웃어서 다행이었다.
안압지 근처의 선덕사거리에서 점심을 먹고 불국사로 향했다.
역시 단체로 우르르 몰려온 수학여행과는 느낌이 많이 달랐다.
천 년의 시간동안 그렇게 낡고 약해 보이는 건물이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하니 믿기지가 않았다.
중간에 쉼도 없이 석굴암으로 향했다.
김대성은 천재 예술가였고 지독한 건축소장이었던 것 같다고 동료와 뒷담화를 했다.
장소마다 사진도 찍고 싶으면 찍고 생각안나면 그냥 넘어가고 그렇게 시간과 장소를 즐겼다.
나중에는 동료와 둘이 함께 찍은 사진도 없다는 것에 둘다 화들짝 놀랬지만 말이다.
고즈넉하고 여유롭게 여행할 수 있었다.
거짓말 같았던 시간.